삶/감동의 글
[스크랩] 예술가 기질
관음죽_
2011. 1. 26. 23:22
<예술에 몰두한 최흥효>
예술 행위란, 출세에 도움이 될지, 먹고사는 일에 보탬이 될지 생각하지 않고, 그 자체가 좋아서 한다. 하지 않고는 도저히 견딜 수가 없어서 하는 짓이다. 조선 선비들은 오로지 과거시험에 급제해야 출세와 영달을 구할 수 있었다.
미록 작은 기예라도 몰두하여 망연해진 연후라야 능히 이룰 수 있다. 하물며 큰 도이겠는가? 조선시대에 최흥효(崔興孝)라는 글씨 잘 쓰는 명필이 있었다. 일찍이 과거시험장에 나아가서 답안지를 쓰는데 자신이 쓴 글 가운데 한 글자가 왕희지의 글씨처럼 잘 써서 시험장에 그냥 앉아서 온종일 자신의 글씨만 바라보다가 시험지를 제출하지 않고 품에 넣고 집으로 돌아왔다. (朴趾源 1737-1805 <炯言挑筆帖書>)
이러한 행위는 진실로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만이 가능할 것이다. 그는 벼슬을 얻고 명망을 얻는 일에 마음을 두지 않은 진정한 예술가이다. 과거시험에서 시험지를 품에 넣고 돌아온 최홍효는 나중에 조선 당대에 최고의 명필이 되었다. 자기를 온전히 잊는 몰두가 없이 이룰 수 있는 일이란 아무것도 없다. 미쳐야(狂) 미친다(及).
- 정민 교수의 <죽비소리>(마음산책, 2009, p.36)에서 -
출처 : 유종국 짱구박사
글쓴이 : 짱구박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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