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생활이야기

오늘도 깼다..

관음죽_ 2022. 3. 21. 09:58
.
꿈속에서 숨을 헐떡이며
괴로워 하다가 깼다
가끔, 아주 가끔이지만
꿈속에서 마음이 아파하다가 깬다.
죽어야
이 꿈에서 벗어날까나...


1999년 대보름날이다.
우리 위아래 또래들 부부들과 아이들이
대보름 준비로 분주하다.
이른 저녁을 먹고
물론 술 한 잔씩 걸치고
깡통에 숯불을 바알간하게 익혀서
보름달을 맞으러
금강변의 둑방으로 올랐다.
날씨가 좋다.
바람도 잔잔하다.
둥그런 보름달이 만삭처럼
크게 다가왔다.
어른이고 아이고 할 것없이
구멍이 숭숭 뚫린 숯깡통을 돌려댄다.
보름달과 같은 불빛이 아름다웁게 빛난다.
작은 아이들도 신이 나서 둑방에서 뛰어놀다
아빠들이 돌리는 깡통 주변을 돌면서
소리지른다.

다른 아이들은 다 왔는데...
우리 애덜은
지 아빠 닮아서 초저녁 잠이 많네요.
다음에 더 크면 델꼬 오죠 뭐..ㅎ

시간이 무르익어 갈수록
어서 집에 가고프다.

ㅇㅇ씨, 우리 집에 가자.
그래!

술김인지 순순히 응해줬다.
보름놀이를 뒤로 하고
십자뜰 길을 따라 현관 문을 여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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