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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지 않아서 죽어보지 않아서 그 뜻을 알지도 못 하지만 헤아리지도 못 합니다...[모셔온 글]

내가 백석이 되어 -이생진- 나는 갔다 백석이 되어 찔레꽃 꺾어 들고 갔다 간밤에 하얀 까치가 물어다 준 신발을 신고 갔다 그리운 사람을 찾아가는데 길을 몰라도 찾아갈 수 있다는 신비한 신발을 신고 갔다 성북동 언덕길을 지나 길상사 넓은 마당 느티나무 아래서 젊은 여인들은 날 알아채지 못하고 차를 마시며 부처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까치는 내가 온다고 반기며 자야에게 달려갔고 나는 극락전 마당 모래를 밟으며 갔다 눈 오는 날 재로 뿌려달라던 흰 유언을 밟고 갔다 참나무 밑에서 달을 보던 자야가 나를 반겼다 느티나무 밑은 대낮인데 참나무 밑은 우리 둘만의 밤이었다 나는 그녀의 손을 꼭 잡고 울었다 죽어서 만나는 설움이 무슨 기쁨이냐고 울었다 한참을 울다 보니 그것은 장발이 그려놓고 간 그녀의 스무살 때 ..

삶/감동의 글 2022.04.18

오늘도 깼다 2

. 고막을 두들려 패는 소리다. 아이가 강그라지게 자지러지는 소리에 어떻게 정신도 없이 안방을 들어갔다. 한 놈이 자지러져도 한 놈은 세상 모르고 자고 있다. 나를 본 순간 엄마! 엄마를 외치면서 컥컥 울며 숨이 막힐 듯이 말도 못한다. 하긴 네 살짜리가 겁도 나고 울면서 뭔 말이 나오랴... 다리가 끼어서 빠지지 않으니 원목침대를 둘이 옮기고 다리를 빼서 안아주고 등을 두드리고 쓸어 주며 어찌나 속상하고 서러운 마음이 드는지 눈물이 난다. 냉기가 닿지 않게 벽과 침대 사이를 간격을 뒀더니 그 사이로 째그만한 다리가 끼고 당황해서 다리가 더 빠지지 않으니 더 무서웠나 보다. 얼마나 무서웠을까나 얼마나 아팠을까 생각하며 몸서리 쳤다. 나중에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질 않기를 바랄 뿐이다. 그래서 그럴까 지금도..

삶/생활이야기 2022.03.23

오늘도 깼다..

. 꿈속에서 숨을 헐떡이며 괴로워 하다가 깼다 가끔, 아주 가끔이지만 꿈속에서 마음이 아파하다가 깬다. 죽어야 이 꿈에서 벗어날까나... 1999년 대보름날이다. 우리 위아래 또래들 부부들과 아이들이 대보름 준비로 분주하다. 이른 저녁을 먹고 물론 술 한 잔씩 걸치고 깡통에 숯불을 바알간하게 익혀서 보름달을 맞으러 금강변의 둑방으로 올랐다. 날씨가 좋다. 바람도 잔잔하다. 둥그런 보름달이 만삭처럼 크게 다가왔다. 어른이고 아이고 할 것없이 구멍이 숭숭 뚫린 숯깡통을 돌려댄다. 보름달과 같은 불빛이 아름다웁게 빛난다. 작은 아이들도 신이 나서 둑방에서 뛰어놀다 아빠들이 돌리는 깡통 주변을 돌면서 소리지른다. 다른 아이들은 다 왔는데... 우리 애덜은 지 아빠 닮아서 초저녁 잠이 많네요. 다음에 더 크면 델..

삶/생활이야기 2022.03.21

배려...

돈 버려, 마음 버려... 어느 것을 선택 해야할까... 몸도 마음도 아프고 싶지 않다........... 다른 방에 나를 가두고 있다. 가족이 다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한밤중에 마당에서 세수하고 이닦기...ㅋ 마스크 벗는 일은 밖에서 하자..*.* 세균학을 배운 사람으로서 미친 짓인줄 알지만 그래야 마음이 편해지는데 어쩌랴... 며칠지나서 무슨 일이 없기를 고대한다..

삶/생활이야기 2022.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