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생활이야기

에이, 재수없어~

관음죽_ 2020. 4. 29. 18:23
2009년,
너무나 자연스럽게 말하는 아담하게 작으면서 예쁘장한 그녀는 나를 충격에 몰아 넣었다.
어떻게.....
저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있지?
평상시 사용하기 힘든 단어를 개구장이처럼 툭 던지듯 내뱉는다.
당황된 그 기분은 한 동안 가시질 않았다.
 
그러다 시나브로 그녀의 아무렇지도 않은 듯 던지는 그런 유머에 빠져 들었다.
 
시집살이 당한 며느리가
시엄니가 되면서
그 시집살이를 며느리에게 전수시킨다고 해야 하나?
 
그렇게 난 관광객들과
농담반, 진심반, 無재미까지 곁들여 섞어가며 '재수읍다~'를 연발하며
어느 땐, 진심으로 혹은
반 건달로 하루를 채워가는 날이 많아졌다..
해설사들을 본 직원 왈,
신들린 사람 같다고...
하지만
우린 무력해지다, 무감각해지다 어느 순간에 작두도 타고 신명나게 놀아도 봤다.
 
그런데
그 재수없는, 예쁘장한 그녀가
신명난 놀이를 고만 둔다고 글을 올리고 단톡방에서 나갔다.
 
무자비한 삼분의 일, 인원 증가와 코로나19는
모든 것을  뒤죽박죽 섞어서 뭉치고 내동댕이쳤다.
 
 
십 년이 넘는 세월이 먹먹해진다.
선배의 장풍도 막아주기도 했었지만
그녀의 뒤로 숨어서 바람도 덜 맞기도 했던 시간이
십 여장의 추억 페이지에 갇히게 되었다.
 
바쁘면, 잊어질련가.....
무뎌지겠지.....
밉다 미워 미어.........
 
겨울부터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지만
갑자기 스케줄이 변경되며
갑작스러운 인사가 황망하기만 하네....
본인은 바쁘니 그 일에 신경쓰겠지만
정체되어 있는 나는, 세월의 뒷자락만 갉아먹는 느낌....
 
 
덕, 떠나 보내며...20200429.
 
 
 
 
해설사가 딱인데.....
아까운 인재를 놓쳤군..
 
덕! 나도 바빠질꺼야~~~~~